다이어트약 부작용…빵집서 절도 걸리자 그 자리서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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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22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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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인 30대 여성이 실형 선고를 받았다. 이 여성은 다이어트약을 과다 복용해 생긴 부작용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최석진)는 야간건조물침입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36)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다이어트약 과다 복용으로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를 감안하더라도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반복했고, 종전에 동종 범행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기간 중 범행한 점, 피해 대부분이 회복되지 못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2021년 10월 24일 오전 2시 25분경 서울 강남구의 한 마트에 들어가 과자 2개를 훔친 것을 시작해 지난해 6월까지 서울과 대전 지역 원룸과 고시텔, 예식장, 폐백실, 빵집, 무인 매장 등을 돌며 14차례에 걸쳐 음식과 옷,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0월에는 대전 서구의 한 제과점 진열대에서 집어 든 빵을 계산하지 않고 테이블로 가져갔다 직원에게 제지당하자 그 자리에서 먹고 그냥 가버리는 등 석 달 동안 16차례에 걸쳐 가게에서 음식을 먹고 돈을 내지 않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전체 피해 규모는 260만 원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이유 중 하나로 과도한 다이어트약 복용이 꼽혔다. 그는 체중 감량을 위해 다이어트약을 한 번에 수십 알씩 먹는 등 오·남용했으며 그에 따른 영향으로 사물을 변별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했다.

다이어트약에는 식욕 억제 성분인 펜터민이 들어있었다. 펜터민은 체질량지수가 매우 높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합병증 위험인자가 있는 비만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는 식욕억제제다. 미용 목적이 아닐뿐더러 비만 치료를 위해 사용될 때도 부작용이 다양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약이다.

펜터민을 비롯한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적절하게 사용해도 입마름, 불면증, 어지러움, 두근거림, 불안감, 신경과민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 복용하면 우울증, 성격 변화, 의존성, 폐동맥, 고혈압, 빈맥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오남용은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빠르게 체중감량을 하겠다고 너무 많은 양을 단기간에 투약하면 불안, 호흡 촉진, 환각, 공격성, 공황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한 중독 단계가 되면 경련, 혼수상태, 사망에 이를 수 있다.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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